포스트

2024-12-01 묵상

image

주님… 어쩌죠…
제 속사람은 아직 변한게 없습니다.

토요일 부기청, 주일 8시, 12시, 청년 예배를 모두 은혜롭게 마치고 다시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이번 예배에서도 주님은 제게 큰 사랑으로 다가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이 끝난지 6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덜컥
‘부럽다… 난 이제 저런걸 못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그 생각이 든 제게 너무 충격을 받고, 역겨웠습니다.

주님, 길지는 않은 시간이겠지만 2달 조금 안되게 주님과 묵상하면서 마음의 대화를 나눴습니다.
주님이 저를 정말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인격적인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에 겨워 주변 사람에게 주님의 복음을 말하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뭐라고요? 부럽다고요…?

역겨움과 함께 혼란이 왔습니다.
‘내가 아직도 저런걸 부러워하고 있잖아…?’
다시한번 예전에 느꼈던 속사람과 겉사람의 불일치로 인한 이질감이 느껴졌습니다.
안그래도 마가복음을 읽고 있는데, 바리새인들이 저와 겹쳐보였습니다.

주님 솔직히 두렵습니다.
지금의 이 두근거림이, 뜨거움이 언젠간 사라질텐데,
그때도 저는 주님을 보고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너무 미래를 걱정하는게 아닌가 싶지만,
뜨거워졌다 차가워지는 경험을 이미 한번 겪어봐서 생각을 안할 수가 없습니다.
또 얼마 안가 쉽게 질려하는 제 성격을 알고있기에 더 걱정됩니다.
한때의 객기가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답답합니다… 주님, 답답합니다!!!

지금까지의 감동을, 뜨거움을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어서 흔들림이 없어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제가 너무 한탄스럽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한숨을 너무 쉬어서 멀미가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님의 시간대는 정말 신기합니다.
지금 제가 겪는 이 마음을 12시 예배 설교에서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감정에 속은 것 아닐까?”
“결국엔 세상에 끌려가는 건 아닐까?”

주님께선 이러한 마음들에 대하여 ‘자연스럽다’고 하셨습니다.
그 놀라운 기적을 행했던 엘리야도 이젠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믿음의 조상이라고 하는 아브라함도 수도 없이 의심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주님은 변함없이 사랑하셨고, 그 사랑으로 다시 회복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믿음이 더 돈독해졌습니다.

주님…! 이럴 때일수록 주님을 붙잡아야합니다.
주님이 다시 회복시켜주실 것을 믿으며 나아가야 합니다.
구원은 그렇게 값싼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큰 기쁨일수록, 늦게 온다고 하셨습니다.

맞아요 주님,
제가 걷고 있는 이 길, 정말 고통스러울 것이라 예상했잖아요.
많이 아프고, 괴로울거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 길 한번 걸어가보자고 다짐한거였잖아요.
지금까지 줄곧 건조하게 듣기만 한 말씀이 내 삶에도 의미가 되길 원했잖아요.

26년간 세상에 빠져있느라 주님께 돌아가는 길이 고된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주님,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잘못 걸어왔음을 깨닫고 돌아가는 길이 멀어보일지라도,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뒤는 끝없는 낭떠러지일 뿐입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때로는 무모해보일지라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 한 걸음 다시 내딛는 제가 되길 바랍니다!
끈적거리며 떨어지지 않는 옛 사람을 떨쳐내고 새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

이 기사는 저작권자의 CC BY 4.0 라이센스를 따릅니다.